일상/함께

연남동 향수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- 가르니르 GARNIR에서 데이트

자네트 2019. 8. 15. 22:1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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와 드디어 안 밀리고 당일 포스팅 한다.... (;´д`)
맨날 한 달 전꺼 포스팅하고 그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

암튼

오랜만의 빨간날인데 뭘 하면 좋을까 둘이서 아이디어를 짜다가
뭐 만드는 건 어떤가 싶어서 원데이 클래스를 이것저것 찾아봤었다

마크씨가 먼저 말한 캔들 만들기
이것도 후보에 있었는데 나는 이미 만들어 본 적도 있었고
남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느낌이 좀 있어서 일단 뒤로 미뤄뒀었다
그래서 뭔가 더 신박한 거 없나~ 해서 찾아보는데 저번에 아는 오빠가 여자친구랑 향수를 만든 게 생각나서
이 근처에도 없나 해서 홍대 근처를 찾는데
가죽공방도 있고 향초도 있고... 향초 캐리어(?맞나)도 있고 보석비누(?)도 있었지만
역시 처음 꽂힌 게 젤 좋았다. 향수로 결정 ㅎ

향수공방도 이곳저곳 찾아봤는데 인테리어도 제일 깔끔하고
라벨도 프린트 되어서 나오는 가르니르가 좋아보였다.

인당 7만원이고 거리도 가까워서 결정 땅땅

한시 클래스를 예약했는데 열한시 반까지 잤다 ㅎ
주말에 놀러갈 예정이라 미리 잠 자두기.
그래서 화장 빡세게 하고 가려고 했는데
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피부 + 눈썹 + 아이라인 + 블러셔 살짝 끝 ㅎ
할 거 다했네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
원래 컨실러 개빡세게 하고 섀도우 한 다섯개 색으로 빡세게 넣고
렌즈도 끼고 하이라이터도 넣고 그 뭐냐 쉐딩도 해야 했단 말임. (쉐딩 이름 생각 안나서 구글링하고 옴)
마스카라도 해야했고..... 

근데 오늘은 늦어서 아이라인도 택시 안에서 그림 ㅎ 개흔들리면서 ㅎ

섀도우도 한가지 색밖에 못씀 ㅎ

암튼 그렇고

10분 전쯤에 도착했는데
우리 말고 다른 팀은 이미 도착해있었다.
내가 예약할 땐 우리밖에 없었는데 그 뒤로 또 예약하신 모양.
여자 두분이었다.

 

이거 두 장만 폰으로 찍었따 ㅎ
비가 와서 카메라 꺼내기가 힘들엇음

연남동 구석에 조용하게 있다

 

들어가서 앉자마자 클래스가 시작되었다

나랑 마크씨는 서로가 생각하는 서로에게 어울리는 향을 만들어주기로 했다. (๑•̀ㅁ•́ฅ✧

테이블 구성은 이렇게 되어 있다
시트지(?)와 펜, 알콜, 빈 병, 비커, 깔대기, 전자저울, 계산기
빈 병은 10ml 짜리 샘플병과 50ml 짜리 본품 병

테이블은 4인석이고
이런 삼단 오르간(이라고 조향사님이 말씀하신 것 같음)에 탑 노트용 향, 미들 노트용 향, 베이스용 향이 있고
1인당 1오르간이니
옆사람이랑 겹쳐서 못 쓸 걱정 노노

간단하게 향과 향수의 구성에 대한 설명 후 본격적으로 만든다

먼저 모든 향을 맡아볼 수 있는 시간을 20분 준다
탑 - 미들 - 베이스 노트 순으로 코를 덜 자극하는 순서대로 향을 맡는다
코가 쉽게 피로해지므로,, 20분도 꽉 찬다,,,

최대 7개까지 향을 고를 수 있는데
나중에 다 고르고 난 다음에 들은 얘기였지만 7개를 다 쓰는 건 다소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
아마도 초심자가 비율을 분배하기 어려워서인 것 같다

이렇게 향을 하나씩 맡아본다....
밑에는 내가 사용하려고 내려놓은 것들이다
무지 많다 ㅎ
일곱개도 간신히 추리고 추린 것이다
사진에 향료 병 뚜껑을 휴지로 잡고 있는 걸 보니 화이트 머스크를 맡는 중인가보다
왜냐면 다른 병은 괜찮은데 화이트 머스크만 자꾸 새가지고 손에 묻었다 ㅎ

왼손에 화이트머스크 향 대잔치

늦어서 머리 안 감고 모자쓰고 간(ㅎ) 마크씨도
열심히 향을 고르는 중

서로 만들어주기로 한 거라 ㅋㅋㅋㅋㅋ
마크가 플로랄 계열의 향을 엄청나게 적으니까
조향사님 : 혹시 본인이 쓰실 거 만드세요 ?
마크 : 아..아뇨
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취,,존,,,^^

이 향을 쓸까 말까 고민....

최종적으로 내가 고른 것들


탑 : 허브 그린, 아쿠아
미들 : 나르키소스(나르시스), 가드니아, 피오니
베이스 : 블랙 머스크, 화이트 머스크

베이스에 코튼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뺐다

앞에 두분은 네~다섯가지만 골랐는지
금방 다 고르시더라
특히 한 분은 원하는 향이 있는 것 같았다
핸드폰으로 어떤 향수에 대한 글을 보고 최대한 그 느낌을 내고 싶으셨던 듯

다 골랐으면
이번엔 고른 것들만 시향지에 향료를 묻혀서 본격적으로 맡는다
시향지에 묻혀서 맡으면 직접 맡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향수스럽다

하지만 코는 여전히 피곤
ㅋㅋㅋㅋㅋㅋㅋ

쉬어가면서 해야한다

이렇게 종이에 묻혀서 맡는다
왜 접었냐면 저렇게 접어서 꺾어서 코와 평행하게 맡는 게 좋다고 조향사님이 그러셨다
말 잘 듣는 어른이가 되어야지

그러면서 맡은 느낌을 시트에 적는다
그래야 이따가 비율 분배할 때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
실제로 조향사들도 하는 훈련이라고 했다
훈련 이름은 까먹음,,,,

이렇게 느낌을 적는다
어떤 형식이라도 좋음
자기만 기억하기 좋으면,,,
나 혼자 갯수도 많은데 내용도 주절주절 길게 적어서 네 명 중 제일 꼴등이었다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이런 건 신중하다구

다 적고
향수의 컨셉까지 적었다면
그 컨셉에 맞춰 샘플의 비율을 적는다
합쳐서 60방울이 되어야 하고 그 비율은 각자 정하는데
넘 쓰레기같은 향이 나올 거 같다 싶으면 조향사님이 수정해주신다

그 다음엔 적은 방울 수대로 비커에다 옮기고
알콜을 담아서
섞어서 샘플 병에 담는다 !

요런 식으로 담는다 ~~

향료를 다 담으면 남은 양은 요렇게 알콜로 채워준다

샘플이 완성되면 조향사님이 시향지에 뿌려서 주시며
이 느낌이 너네가 원한 느낌이 맞늬? 라고 물어보신다

앞의 분들은 계속해서 수정을 보셨다
조향사님도 계속 조언해주셨고
내 생각엔 조향사님은 좀 더 수정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
앞의 분들이 아 이게 제 취향이에요 그럼서 꿋꿋이 취향을 고수하셨다

ㅋㅋㅋㅋㅋㅋㅋㅋ 조향사님 당황하심

근데 마크도 괜찮게 나왔다며
살짝만 더 달게 수정했고
(조향사님이 나한테 더 달아도 괜찮겠냐고 물어봤따 ㅋㅋㅋㅋ)

내꺼는 조향사님이 전혀 비율을 건드리지 않았는데
밸런스가 잘 나와서 수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
일곱개나 쓰는 게 어려워서 비추인데도 잘 나왔다고 하셨다 ( •̀ᄇ• ́)ﻭ✧
역시 난 뭘 해도 잘해

(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)

그렇게 샘플이 맘에 들게 나왔다면
샘플 x4 해서 본품 방울 수를 결정한다

수정할 사람들은 여기서 수정한 비율로 들어가게 됨

이게 마크가 만든 내 전용 향수의 컨셉과 향료, 비율
본명은 가렸당 ㅎ

왜 종이 젖었냐면 ㅋㅋㅋㅋ 본품 담다가 살짝 흘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
내가 만든 향수랑 미들 재료가 같고 베이스의 블랙 머스크도 같다
비율은 다르지만.

마크가 만든 향수의 이름은 Jeanette's Rainy Days
오늘 비와서 그런 거 아니냐고 했더니
아니라고 심오한 뜻이 있는 거라 했는데
아주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

이름도 각자 정하는 건데

가기 전에 미리 블로그에서 이름을 정한다는 걸 알고 가서
뭘로 할지 계속 고민했는데
막상 뭘로 할지 결정한 건 향수를 한참 다 만들고 컨셉을 잡을 때였다
컨셉 잡다보니 이름이 즉흥적으로 생각남

요건 내꺼
둘다 글씨 겁나 못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이게 공대 나온 커플이다 이거야
(※ 아님)

옆에 작대기 그은 건 열방울씩 세서 비커에 넣느라,,,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향수 이름은 Stay in your love
컨셉과 잘 맞는 이름인 것 같다

근뎈ㅋㅋㅋ 사실 여긴 비하인드가 있다
마지막으로 넣은 탑노트의 아쿠아 향
28방울 넣어야되는데 그만 29방울 넣어버려서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알코올 한 방울 덜 넣었다 ㅎ 무게 맞추려고 ㅎㅎ,,
더 넣었다가 넘치면 안 되니깐 ㅎ
근데 지금생각하니 오히려 알코올 한 방울 더 넣어서 비율을 맞췄어야 했나 ㅎ

뭐 한 방울이라 별 차이는 없을 거 같다^^
(그렇게 치명적이었다고 한다)

다 만들면 라벨 뽑아서 주시고!
붙이면 된다.
여유롭게 두 장 주신다.

내용물은 이렇고!

포장은 이렇게 존예롭다
파는 것 같다 (´ε` )♡

이 사진은 근처 카페에서 따로 찍은 것이다 ㅎ

나는 원래 향수를 써가지구 대충 향수에 대한 개념은 있는 상태였는데
마크는 전혀 아무것도 모르는 완전 쌩 향알못이었다

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코가 향을 가린다는 것을 오늘 알게 되어
마크도 신기하다고 했다

나도 글로만 나타낸 비율이 실제로 얼마나 괜찮은 향이 되는지
향이 9개나 들어갔는데 잘 어우러진 향으로 나온다는 게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고

향수 EDT로 사도 싸면 3~ 비싸면 5만원 정도 하고
EDP면 더 비싼데
오늘 만든 건 EDP 비율이고 원데이클래스인 걸 감안해도
인당 7만원이면 매우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
가격도 질도 아주 만족스러운 클래스 :)

마크도 매우 만족함 ✩°。⋆⸜(ू。•ω•。)

샘플은 5일,
본품은 2주 정도 숙성시킨 다음에 쓰라고 하셨다
흑흑,, 넘 기대된다

얼른 쓰고 싶다

내일도 약속 있고 주말도 놀러가기 때문에
늦잠 자다가 나가서 슬쩍 만들고 집에 와서 쉬는
아주 편안한 휴일이었다

노곤노곤

(*´∀`*)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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