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았어요. 세 번의 겨울을 보내는 동안에 난 어쩌면 행복했어요. 그날을 잊을 수 없어요.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함께 고른 것들로만 가득한 이 방에 우리 마침내 영원을 약속하고 들어온 날. 영화처럼 귀에 팡파르가 울리고 햇살은 내리쬐던 날. 모든 것이 축복이고 모든 것이 시작인 줄 알았던 날. 당신은 나를 사랑했고 내 몸 또한 사랑해서 시시때때로 나를 만지고 같이 있으려 안달을 했죠. 난 나를 사랑하는 당신을 사랑했고, 행복한 당신의 모습을 사랑했었고. 침대 매트리스부터 휴지통 하나에 이르기까지 우리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이 방에서 우리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건 철없는 오만이었을까요 편히 누워 맘껏 잠을 청할 수 있도록 샀던 킹사이즈의 침대는 어느샌가 등을 돌린 우리가 살을 맞..